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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0 16:56

재미로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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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적 답사기1. 소백산자락 풍기 영주. | 자유로운 글
2009.04.09 11:31
한바람(hanbaram31)
부 매니저  
http://cafe.naver.com/eastshining/47  


기차여행과 풍수 답사모임은 묘한 인연이 있다.

기차 탑승시 꼭 늦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다른 이들을 가슴 졸이게 만들고,  꼭 100미터 달리기라는 관문을 거친 후에야  답사 기회가 주어졌다. 1996년 변산반도(내소사-월명암) 답사에선 우리 가족이 달렸고,  소백산 자락답사엔 최 선생님이 마지막 주자로 달리기 실력을 검증 받았다.

제천역에서 권 선생님과 정 화백님이 합류했다. 봉고차는 충주호를 끼고 꾸불꾸불 산길을 돌아 숙소인 별장식 콘도로 향했다. 시나브로 어둠이 산과 강, 우리를 감싸며 원래부터 그 자리에 존재하던 별들을 하나 둘 보여 주었다. 솔숲을   등지고 호수를 마주한 숙소에서 남녀노소 합심해 식사를 준비했다. 오손도손 둘러앉아 허기를 달랜후, 작년 11월 결혼한 민병두 씨와 새각시를 산책하라고 내쫓으며, 걸쭉한 농들을 덕담 삼아 들려 보냈다.

아침 일찍 밥 해먹고, 산에서 먹을 밥까지 싸서 길을 나섰다. 근처에 있는 정방사란 절집을 후딱 둘러보고, 죽령 언저리서 옛날 맛 나는 막걸리 몇 통을 사고 나니, 풍류風流를 흉내내는 답사자의 구색은 갖춘 셈이었다.

소백산이 병풍처럼 북서풍을 막아주는 자리에 열두 폭 치마처럼 펼쳐진 너른 벌판, 동남서 쪽엔 옥석산(1242미터), 문수산(1206미터) 풍락산(756미터), 만리산(792미터) 장군봉(730미터) 등이 감싸 안았다. 그리고 단산천과 희방사, 유석사 시냇물이 만나 서천瑞川을 이루는 그곳에 풍기땅 금계리가 있었다. 참으로 기운이 평안하고, 봄 햇살 같은 땅이었다.

앞서가던 봉고차가 우측 깜빡이를 넣으며 멈춰 섰다. 우리는, 유현수가 요즘 짓고 있는 생태주택生態住宅 이야기에 빠져 있다가 덩달아 차를 세웠다. 맑은 개울 너머 산봉우리를 바라보니 금계바위가 보였다. 소백산 비로봉을 향해 있는 모양이다. 암수 한 쌍이 어우러진 형국이란다. 동네 이름이 금계리金鷄里라고 하니, 저 거대한 바위가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 아니 신앙信仰이었는지는 짐작이 간다. 조금 더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사과밭을 지나 산모퉁이 감나무 근처에서, 최 선생님은 금계바위의 느낌을 일행들에게 전하고 계셨다. 나는 아들놈을 목마 태워 뒤 따라갔다가 때마침 닥친 커다란 생리 현상(?)의 강력한 내적 요구에 감응하는, 명당(?) 찾기에 의식의 70퍼센트가 쏠려 있었다.


최 선생님이 질문을 던졌다.

“조 선생님, 어때요?”

“글쎄요!”

한마디를 먼저 던지고, 나는 잠시 생각을 한 뒤에 대답했다.

“봉鳳바위를 보고 이야기해야 제대로 될 것 같네요.”

일행이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길 아래 밭가에 적당히 자리 잡고 볼일을 봤다. 하늘은 맑았다. 추수를 끝낸 겨울 밭에는 늦은 가을까지 질긴 생명력을 뽐내던 잡초들이 새싹들을 위해 기꺼이 밑거름이 될 준비를 끝내고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간의 배설물이 공해가 아닌 거름인 땅위에서 자연에서 온 것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즐거운 작업 중에 스쳐 가는 단상이 있었다.

한 인간이 일상적인 생리현상 하나 해결하는 것에도 지형지물地形地物을 고려하는데, 하물며 천재지변天災地變에 속수무책이던 시절의 ‘터잡기’는 어떠했을까.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자급자족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한번 뿌리내리면 자손 대대로 살아가야 할 삶이 전부였던 시대에, 산천山川과 땅은 지배나 개조의 대상이 아닌 오순도순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집 같은 존재이거나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닭.’

농경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가금류였다. 살림 밑천이었고,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였다. 서민들의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고, 장모의 사위 사랑을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닭 중에서도 금닭 암수 한쌍이라. 변함없음과  음양의 조화와 다산의 의미도 있었을 거다. 게다가 금 달걀을 뽕뽕 낳아 주면 금상첨화였을 거고, 닭은 오행에서 목木이니 동방과 생기를 상징한다. 아참, 수리상으로 3ㆍ8목이니 수화상극을 상생으로 바꾸는 사람, 즉 도인, 후천시대, 미륵彌勒 신앙과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다. 기氣로는 양기養氣고 오상으로는 인仁이라 만물을 기르는 ‘터’란 이야기인가? 금닭 부부가 소백산, 비로봉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밝산, 즉 ‘빛’ 나아가 근본자리를 동경 한다는 뜻인데…….

뭔가  보일 듯 하면서도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소백산과 봉바위를 만나보고, 그 느낌과 맛이 곰삭은 후에 이야기 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 절터 석륜사지를 찾아서

-구슬땀 흘리며 쉼 없이 발품판 자들만 갈 수 있는 자리.


지금 찾아가는 봉바위는 구도자들이 마음자리 찾아 용맹정진하던 석륜사지터에 자리잡고있다. 봉바위의 ‘봉鳳’은 공부를 통해 심안心眼,이 열린 자만 볼 수 있다는 고급한 영물, 봉황鳳凰중 숫컷인 봉을 가리킨다.


이제는 발품을 본격적으로 팔 일만 남았다. 풍기 달밭골을 거쳐 순흥 달밭골로 가서 옛산길을 더듬어 석륜사지 봉바위를 답사하고, 등산로를 따라 초암사로 내려오는 길은 몇 년간 우리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매표소에서 아이 둘과 엄마 둘, 아빠 하나가 부석사로 향하고 1420고지 등반팀만 비로사를 휭~하니 지나쳐 풍기 달밭골에 닿았다. 우리는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산행을 시작했다. 고개를 넘어 호리병 속 같은 순흥 달밭골에 도착했다. 끊어진 길을 헤치고 조금 나아가니 굴뚝에선 연기가 모락모락 흩날리고, 싸릿대로 짐승막이와 바람막이를 한 토담집이 한 채 있었다. 끊어진 길을 이어줄 주인장을 찾았다. 3년 전 여름, “옛날 지름길은 숲이 우거져 길을 잃기 쉽다.”며 골짜기 입구까지 안내해 줬던 그 아저씨가 나온다.


반가웠다.. 그때 일을 얘기하고 석륜사지로 가는 지름길을 물었다. 때가 겨울인지라(나무마다 낙엽을 떨군 겨울산은 알몸을 드러내어 시야가 넓다) 이번에는 친절하게 옛길을 가르쳐 줬다. ‘달이 밝아 달밭골’ 이라는 유래를 들려준 주인장은 휴양차 왔다가 눌러 앉았다고 한다. 아저씨께 피 같은 막걸리 한 병으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하고 가던 길을 이었다. 우리는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 산등성에 엉겨 붙었다.


왼쪽 산줄기 끝엔 비로봉毘盧峯이 우뚝 서 있고, 오른쪽 저 멀리에 보이는 것은 국망봉國望峯이다. 눈이 채 녹지 않은 길 위로 인적人跡은 보이지 않고 산돼지 발자국만 가늘게 길게 펼쳐져 있었다.

소나무 숲과 잡목지대를 지나 정상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갈림길이 나왔다. 여기서 20미터 정도만 올라가면 비로봉과 국망봉으로 갈라지는 능선 길이 나온다. 방향을 틀어 150미터를 내려가니 드디어 당당하게 앉아있는 거대한 새 한 마리, 봉바위를 볼 수 있었다. 뒤로는 소백산 국망봉을 둘렀고, 정면은 동남쪽인데 순흥 풍기豊基 땅이다. 봉바위는 인간세상을 향해 비상하려는 모양이다. 알을 품고 있는 씨암탉처럼 목덜미와 앞가슴이 암팡지게 발달했고 뾰족한 부리와 머리는 피안彼岸의 세계, 반야般若를 응시하는 듯했다. 최 선생님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정 화백畵伯은 여러 각도에서 스케치에 여념이 없었다.


‘봉’은 수놈, ‘황’은 암놈을 말한다고 들었다. ‘봉’과 ‘황’ 가운데서 ‘황’은 어디에서 지아비를 그리워할까? 이 바위의 다른 이름은 봉두암鳳頭巖이다. 닭의 머리에 제비의 턱이라고 하는데 거의 닮았다. ‘오색과 오음을 낸다’고 읽은 기억이 난다. 정기신 음양오행은 우주만물의 기본원리이자 삼라만상의 이치이니, 오색과 오음을 갖춤은 완전성, 즉 근본에 회삼귀일歸一했다는 이야기이다. 봉황을 가리켜 상상 속의 상서로운 새라고 흔히 말한다. 그것은 마음처럼 비물질계에 속하는 고급한 빛, 즉 비가시광선非可視光線 중 오색이 어우러진 최고의 빛이란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남사고南師古는 소백을 가리켜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고 했던가.

아직 오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각자 체력이 다르니 뒤처진 사람들은 20~30분 정도 기다리면 도착할 것이다. 우리는 버너와 코펠을 꺼내 라면을 끊일 준비를 했다. 샘이 얼어 있었다. 얼음장을 깨고 라면봉지에 물을 담았다. 1차로 먼저 먹고 다시 물을 얹어 놓으니 모두 도착했다. 힘든 몸놀림 뒤엔, 물도 밥도 라면도 맛있는 법이다.


단체로 사진을 찍고 최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다. 봉바위의 앞쪽 멀리 떨어진 곳에 날개를 벌린 황산凰山 이 음양으로 조응調應하고 있어 봉바위가 더욱 빛난다는 취지였던 것 같다.

겨울 산행의 하산 길은 인생의 뒤안길만큼이나 조심스럽다. 마음을 놓고 긴장이 풀리면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말없이 걷고 있는데 최 선생님이 뒤따라 왔다. 내심 이번 답사가 흡족하신 것 같았다. 자연스레 이번 답사의 두 화두話頭 금계바위와 봉바위로 이야기가 흘렀다. 석륜사 계곡을 흐르는 물길따라 굽이굽이 돌아 내려가며 두 사람의 이야기도 따라 흘렀다.


나는 최 선생님께 금계바위와 봉두암, 그 둘을 아우르고 있는 소백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물었다. 이 물음은 질문과 자문自問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었다. 최 선생님은 대답 대신 내게 되물음의 메아리를 보냈다.


풍수, 배달민족, 천지인 삼재 사상

-인간 자신이 가장중심이고 처음이며 마지막 근본의 자리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큰 춤사위인 우리 풍수지리의 고향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之道사상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태초의 한빛에서 시작하여 신기정의 원리로 빛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민족은 태초의 빛을 동경하던 백두산 백의민족이다. 이 지구라는 ‘태극별’에 육신을 빌어 왜 왔는지를 알고자 했으며, 시공의 한계를 넘어 근본의 자리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했던 배달민족이다.


사실 모든 사물과 상징象徵들은 각자의 존재성과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다. 나는 풍수, 배달민족, 천지인 삼재, 이 세 가지 사물들이 갖는 의미들을 알음알이로 알고자하는것을 경계한다, 아는것을 실천을 통해서 깨닫고 체득하고 심득한 만큼 진솔하게 그 대답을 해야 한다.

저 돌돌돌 소리 내어 흐르는 죽계천 물은 어디서 와서 흐르고 흘러 어디로 갈까? 어느 포구에서 달디단 잠을 자며 꾸는 꿈은 또 어떤 내용일까. 우리네 인생도 저와 같지 않을까? 일영삼혼칠백이 만나 사람이 되듯이, 수소 둘과 산소 하나가 만나면 물이 된다.봄에는 단비 여름에는 장마비 가을에는 서리 겨울에는 눈으로 유형태를 달리하지만,음양의 흐름으로 겨울엔 얼음에서  火를 만나 물이되어 흘러 바다로 향하는길에 음양의 강유에 따라 수증기로 증발하여 때로는 단비로 산천초목을 화육하며 때로는 서리로  추수한다,높이에 따라 다양한 구름되어 천하를 주유하다가 인연을 만나면 비 되어 내린다.인간이 지상에서 공부를 끝내고 영귀혼비백산하여,천지간으로 돌아갔다가  새 생명으로 이 별에 다시오는 것과 외형상으로는 물과 별반 차이가 없지 않은가?


"모든 가변의 진리는 유한한 시공속에서만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지!. 그래서 지상에서  ‘불변의진리’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명제 뿐이야. 내가 중국식의 음택(무덤) 풍수와 친하지 않은 이유는, 명당明堂이라는 터에 묻힌 조상의 혼백魂魄에 의해 후손의 길흉화복이 결정된다는 결정론, 즉 발복사상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지. 좋은 터란 것이 한정되어 있고, 더욱이 땅이 사유화되면서 돈이나 권력으로 사고파는 물건이 돼버린 것이 그 이유지. 어디 해, 달이 마음에 든다고 비춰주고 말고 하던가? 도라는 원류原流에서 갈라져 나온 천지인 삼재 가운데 하나인 풍수지리를, 인간의 잣대인 명예나, 부, 권력 나부랭이의 밑씻개 노릇으로 삼다니! 이에 비해 우리의 풍수는 훨씬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나. 절집의 탑이나, 누각, 동네 어귀 대숲이나 동수洞樹 연못등에서 풍겨나는 사람의 마음, 즉 ‘자유의지’가 떠억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타고난 근기根氣나 재능보다는 사람의 피땀 어린 노력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큰 변수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척박한 땅을 일구어 옥토로 만들어 가는 농심農心 같이, 모자라고 자신 없어 하는 놈 채워서 기를 살려주는 비보裨補랑 제 잘났다고 까부는 놈 두들겨 안정시키는 압승壓勝이 있고, 최근에는 자생풍수自生風水라는 기치 아래 고침, 공생, 생태가 풍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잖아. 우리네 풍수는 희망이 있지.... 암, 있고말고!

나의 생각은, 소백과 금계ㆍ봉바위가 어울려 하나의 소우주를 이루고, 그것들은 빛으로 구성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상징물로서 자기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는 데까지 다다랐다. 소백은 백두白頭 계열의 밝은 산이라는 뜻이다. 태초의 빛, 밝산, 백두산족, 백의민족. 이 익숙한 말들은 우리와 어떤 연관이 있기에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거릴까?

삼라만상森羅萬象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구라는 물질계物質界도 예외는 아니다. 단지 상대적으로 신기정 중 정이 물질화된 빛으로 이루어져 있어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 제약을 받는 측면이 많다는 것뿐이다.

우리 배달 ,백두산족은 멀리 선천시대 환국 배달  시절부터 빛을 숭상해, 해를 찾아 동으로 동으로 왔던 민족이다 고조선의 우리말 이름은 아사달이다 밝은 아침의 땅! 고구려의 국시 다물은 고조선시대의 강역과
정신문화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고구려는  태양 속에 산다는 세 발 가진 까마귀 삼족오三足烏를나라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여기서 태양은 태초의 빛, 만물의 근원을 말한다. 삼족오의 삼三은 천지인 사상으로 일컫는 정기신精氣神, 영혼백靈魂魄, 삼태극三太極, 조식調息, 금촉禁觸, 지감止感, 천부인天符印 등 삼원의 진리 조화, 완성, 안정을 뜻한다.까마귀는 물론 시공을 거슬러오르는 빛의 우주선인 양신을 뜻한다. 삼족오가 변하여 나중에 삼태극으로 형상화되고, 삼태극은 사당이나 서원의 솟을삼문에 필수가 되고, 나아가 세 개의 창살로 홍살문 위에 자리하게 된다.

그 조화로움으로 잉태된 빛의 정수가 양신陽神이다. 이 양신으로 천지간을 넘나들고, 우주와 하나 되어 천지만물을 이롭게 하는 도인道人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양신 공부가 없는 선가仙家 공부는 팥고물 없는 안흥찐빵이다.

정신세계에서 수행자의 마음(如意珠)이 닦여감에 따라 몸안의 여의주는 다섯 가지의 색깔로 순서 있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다섯 색깔이 모두 어우러져 빛을 발하게 된다. 이 오색은 나름의 서열이 있는데, 제일 높은 색은 황금색, 그 다음은 붉은색, 푸른색, 흰색의 순이며, 제일 낮은 단계가 검은색이다. 예를 들어 영이 맑은 사람들은 굿판이나 공동묘지, 초상집 등에서 시커먼 영들을 보았다고 하는데, 검은 옷이나 검은빛은 그 영들의 품격을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의 후광은 황금색으로 표현된다. 임사 경험자들이 잠시 저 세상을 다녀와서 말하기를, 고급 신명神明분들과 대면했을 때 눈이 부셔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은, 그 대상이 지닌 빛의 파워와 순도純度가 자신보다 강력하며 정순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조화력造化力(창조력/생명력/調和力) 이 비교할 수 없이 컸다는 말이다.


나는 최 선생님에게 말했다.


“저는 삼라만상이 빛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저는 소백산을 소우주로 보고, 금계바위를 현상계現象界의 이상향으로, 봉두암을 육안으로는 볼수없는 실체계인 정기신세계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싶네요.”

“그것 참 재미있군요? 자세히 설명해 보시죠?”

“방향을 보면 말이죠. 금계바위가 선천십승지 중 하나라는 풍기땅 금계리 쪽에서 비로봉을 사모하듯 바라보고 있구요. 그리고 봉두암은 1420고지 석륜사터에서 인간세상 순흥땅을 내려다 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삶의 기본 욕구들이 채워진 금닭바위가 빛의 세계 최고중 하나인 비로봉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비로봉은 불교의 비로나자불을 말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지덕智德의 빛으로 온 세상을 두루 비춘다는 불가의 법신불인 비로나자불이 주재하는 비로봉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추구해왔던 ‘신명과 도계를' 불가佛家 식으로 이름 붙인 것이죠. 그리고 소백산은 광명이세의 백산계열의 산입니다 처음과 끝이 공존하는 우주, 곧 빛의 세계죠. 또 마음자리를 논하던 수행처, 옛 절터의 봉바위는 조화로운 호흡과 재물욕, 명예욕, 권력욕 등을 초월하고 탈속한 고고함, 감정과 오욕칠정을 제어하는 수련을 생활화한 사람에게만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보여주는, 심안心眼으로만 볼 수 있는 고급한 도계영물靈界靈物임을 이야기 합니다.”

“맞습니다! 저도 어느 책에서 봉황이 ‘빛의 정수’라는 구절을 본 기억이 나는군요.”

“다시 말해서 이 두 가지 바위들은 지구라고 이름붙인, 이 별 안에서 인간의 육체를 빌어 살고 있지만, 세계관과 가치관이 다른 빛의 영역 에서 한생의 시작과 마감을 하는 바로 ‘너와 나’의 상징들이란 말입니다.”

“…….”

최 선생님과 길담(道談)은 뒤따라온 일행 때문에 이쯤에서 끝났다.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의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천지인 삼재 중 하늘과 땅의 상징물은 있는데, 도성구우道成救宇의 주체인 사람은 이 땅 어디에 있을까? 그 후로 봄 가을이 한 번 바뀐 뒤에야 이 의문이 풀렸다.
[출처] 문화유적 답사기1. 소백산자락 풍기 영주. (동방의밝은빛) |작성자 한바람
  • ?
    국제란원 2009.04.10 19:22
    회장님 글이 어려워서리.....^^
  • ?
    난곡 2009.04.13 18:31
    도사님,,,, 홧팅!!!
  • ?
    대숲 2009.04.23 09:15
    우와... 학창시절 읽던 무협지처럼 온갖 상상을 하면서 읽어내려갔습니다. 무술 하수가 무슨 秘記를 읽는 것같이 알아듣지는 못하나 분위기가 멋있는... 봉두암에 풍란을 붙이면...ㅋㅋ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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