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석영의 병묘를 구입하여 그중에 뿌리가 예쁜것을 하나 골라 이제껏 꽃을 보려고 길렀습니다.
그런데 올 봄 뜨거워진 햇볕에 제때 빛조절을 못해주어 모양이 이꼴로 변했습니다.
또다른 5년을 기다려야 제 모습을 보려나요.
풍란은 참으로 자람이 더딥니다.
풍란농사를 짓기 시작한지도 만 5년을 넘어섰습니다.
취미랑 농사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풍란이 아픈것을 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풍란이 마르는것을 보면서도 무심하게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내맘대로 풍란이 자라주지를 않을 뿐더러 내 몸이 따라가주지를 못합니다.
5년동안을 열심히 한다고 한것같은데도 농사면에서는 별 성과가 없습니다.
화훼시장상황이 좋지 않아서 내 관심밖으로 밀려나 점점 더 소원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몇해전부터 다육식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인기가 언제 까지 갈지는 모르겠으나
바빠서 일하는 즐거움은 있습니다. 그래서 다육식물쪽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500평규모로 하우스도 더 지을 예정입니다. 그저 바쁜것이 좋아서 그럽니다.
나는 농부이기때문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 마음과 몸이 나태해집니다.
마음과 몸에 활력을 주는것은 보람입니다. 보람은 물질과는 그리 밀접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열심히 농사지은것이 새주인 만나러 가면 그것또한 보람입니다.
올초에 권익위에서 3만원이상의 난 선물을 뇌물로 정한 일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지요.국내의 난농가들이 많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철회가 되었지만 무심하기 그지없는 발언이었습니다.
하루일을 마무리하고 지친몸은 풍란앞에 마주섭니다.
보람이 없다고 가끔 회의를 느낄때도 있는데 저도 모르게 그 보람과 위안을 또다시 풍란에게서 찾습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풍란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그 난밖에 생각이 나지를 않습니다. 그냥 마음이 갑니다.
문제가 뭘까...
그 풍란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 그 저변에 끌고 보살펴 나가야할 일반 풍란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하나의 예쁜 풍란으로 새주인을 만나려고 천개를 기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천개가 있어 예쁜 하나가 있는데 그 당연한 진리를 아는데 ...
올해는 다시한번 잘 농사를 지어봐야겠습니다.
이제껏 그랬듯이 아무생각없이 다시 해봐야 겠습니다.
아직도 성이 덜차 500평 하우스를 또 짓는다니....ㅎㅎ
난 70평 하우스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시들해진 난들을 보면 한숨만 나오는데요....